교사일기: 청년 별들의 인턴십을 준비하며
- 청소년과가족의좋은친구들
- 2023년 10월 19일
- 2분 분량
최종 수정일: 2023년 11월 15일
"시작하는 방법을.. 알고 싶습니다."
내가 일하는 곳에는 청소년학교와 청년센터가 있는데, 청소년의 경우에는 자유(와 책임)가 치료라는 민주적 교육을, 청년의 경우에는 증상의 소멸이 아니라 자기 증상을 다루어가며 일을 하고 사회에 참여하는 것을 치료의 기준으로 믿는다.
때문에 교원도 충분하지 않은 없는 형편이지만 쪼개고 쪼개서 아이들을 고용해서 일 할 수 있게 하는데 그래봐야 정말 일부의 아이들에게 몇 시간씩을 나누어 줄 뿐이다.
좋은 기회로 고용노동부에서 두어달의 기간이지만 무려 한 주에 25시간이나 고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할 수 있게 되어서 아이들에게 인턴십 공고를 하고 서류합격 공지는 게시판에 종이로 붙여 놓으니 아이들이 달려와서 손으로 자기이름을 찾다가 발견하면 좋아 뛰면서 가족에게 전화를 걸고..

면접설명회 날에는 결석이 잦고 수업 끝물에나 부스스 오던 땡땡이는 심한 독감에 걸렸는데도 인천에서 두꺼운 옷 돌돌말아 독하게 나왔고..
평소 대답이 세글자를 넘지 않던 땡땡이는 텐션이 하늘 끝까지 올라가서 온몸으로 듣도보도 못한 오버를 한다. 오늘 면접에는 엄마와 새 옷까지 사입고 왔다.
면접위원으로는 어머님을 초대했는데 우리에게도 어머님께도 아이들에게도 퍽 의미가 컸다.
오늘 면접 중 한 친구에게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물었더니 통계에는 이야기가 담기지 못한다며 자신의 우울했던 이야기를 출판하고 싶다한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이 어려운데 일을 할 수 있는지 물었더니 불면으로 보통 새벽 5시에 잠이 드는데 뇌전증으로 수면제를 복용할 수 없어 일의 기회가 생기면 어떻게든 생활을 바꿀 수 있는 용기가 날 것이라 했다.
아래는 청년들의 면접 어록이다.
"잘 살고 싶어서 지원했습니다."

"한 사람의 몫은 해내고 싶습니다."
"시작하는 방법을 몰라서, 시작하는 방법을.. 알고 싶습니다."
"청년으로서 정말 일 하고 싶습니다.."
작은 자극에 쉽게 무력했던 몇몇이 뭐든 할 수 있다 하고 뭐든 하고싶다 한다.
허리디스크와 아주 어려운 시력을 가진 청년은 설거지도 하고 쿠키 포장도 할 수 있다했다.
초등학교 중퇴로 사회생활이 어려운 친구는 공격성이 있는 청소년 아이들도 잘 보살펴 줄 거라 한다.
아이들이 일하는 연습을 하고.. 배울 때는 조금 더 재밌는 재료를 사용하고 자봉만 아니라 프로강사도 초대하고..
큰 욕심 없이 조금만 모금이 더 잘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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